작았다. 핏물이 딱딱하게 말라붙어서 손가락을 대자 후두둑 떨어졌다. 입술이 매말라 있고 반쯤 떠진 눈동자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누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를 이런 곳에 버려둔 건지 모르겠다. 여자는 앞치마를 모아서 아이의 몸을 조심스레 감싸고 황급히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창고를 나와 일층 접객실로 들어가자 소파에 누워있던 젊은 여자가 눈을 떴다. 신경질적인 안색의 여자는 하녀의 품에 안긴 아이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벌떡 일어나던 그녀는 짤막한 비명을 지르며 배에 한 손을 댔다. 그러다 하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갖다 버려! 내가 알게 뭐야!”
“하지만 갓난아기에요. 갖 태어난 아기에요.”
“시끄러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다 버리란 말이야!”
내다 버리라는 마님의 서슬이 퍼랬다. 이쪽이 움직이지 않으면 직접 움직여서 아이를 바깥에 버리고 올 것 같았다. 겁을 먹은 하녀는 아이를 안은 팔에 힘을 줬다. 아이를 떨어뜨리려 하지 않는 그 모습에 화가 난 여자는 소파 아래에 한쪽 발을 내렸다.
“무슨 일이냐.”
등 뒤에서 들리는 중후한 목소리에 놀란 하녀는 황급히 뒤를 돌아봤다.
'자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사랑은 미치도록 그리움이다. (0) | 2013.07.23 |
---|---|
죄를 뒤집어쓸 수는 없다. (0) | 2013.07.09 |
머물게될 예정이었다. (0) | 2013.07.08 |
끓어야 나을려나 보다. (0) | 2013.07.05 |
연에게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0) | 2013.07.04 |